-저자-
박찬국
1960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Wurzbrug대학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호서대 철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서울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책으로 <하이데거 -그 생애와 사상>(공저) 등이 있고, 옮긴책으로 <헤겔 철학과 현대의 위기>, <마르크스주의와 헤겔>, <실존철학과 형이상학의 위기>등이 있다.
-출처- 교보문고 작가소개
-줄거리-
피할수 없는 내 운명을 사랑하는 법
-느낀점-
행복, 삶의 가치, 인생의 의미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고민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책
-마음에든 글귀-
쇼펜하우어의 친구가 말하듯이 소가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똥을 싸대는 것보다는 새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세계가 훨씬 좋은 곳으로 느껴지지 않나요? 세계가 어떤 곳인가에 관한 문제는 이처럼 관점에 따라서, 그리고 그 세계를 사는 우리의 정신상태가 어떠한가에 따라서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p - 32
삶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우리는 아무런 의미도 근거도 없이 이세상에 던져졌고,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치고, 그러다가 늙어가면서 죽음에 이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인생 전체를 꼼꼼히 관찰한 끝에 파악하게 된 것이 아니었음에도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허무감과 함께 그 어떠한 사실보다도 확실한 것으로 저를 덮치듯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어차피 죽으면 끝나는 인생인대......'라는 생각은 고등학교 3년을 마칠 때까지 저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가장 생명력이 왕성할 때인 그 시기를 저는 무의미하게만 생각되는 회색 인생의 무게에 짓눌려 참담하게 살았습니다.상태가 어떠한가에 따라서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p - 32
그렇게 낙타에서 사자로 돌변해버린 저는 부모님과 선생님 들에게 반앙했고, 사회가 의미 있는 것으로 내세우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해 냉소를 보였습니다. 무의미한 세상에 저를 던져놓은 부모님을 원망했고, 무의미한 공부를 강요하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학교와 사회에 대해서 분노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이 막막했습니다.
p - 50
이렇게 기존의 가치와 의미가 무너지고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결여된 상태를 두고 니체는 니힐리즘(허무주의)이라 명명하며, 이러한 니힐리즘의 상태야말로 인간이 견딜 수 없는 가장 큰 고토이라고 말했습니다.
p - 51
아이처럼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말은 곧 인생을 유희처럼 사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우리가 어떤 재미있는 놀이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왜 이 놀이를 해야 하지?'라는 물음을 제기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놀이가 재미있어서 놀 뿐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순간에 '왜 이 놀이를 해야 하지?'라며 놀이의 의미를 묻게 될까요? 그것은 바로 놀이의 재미가 사라졌는데도 계속 해서 그 놀이를 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이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로 여겨지는 사람은 '이 놀이를 계속해야 하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그저 삶이라는 놀이에 빠져서 그것을 즐길 뿐이지요. 우리가 삶의 의미를 묻게 되는 것은 삶이 더 이상 재미있는 놀이가 아니라 그저 자신이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으로 느껴질 때입니다. 그때 우리는 삶을 무거운 짐으로 느끼면서 '왜 이 짐을 짊어져야 하지?'라고 묻게 되는 것입니다.
p - 60
오늘날 우리나라를 지배하는 철학도 이러한 자유의지의 철학입니다. 많은 어린 학생들이 이 철학의 지배 아래 단죄받고 자책감에 빠져서 자살을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부모님들이,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다른 아이는 100점을 받았는데 너는 왜 50점이냐'라고 끊임없이 단죄하고, 그런 단죄를 받은 아이들은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면서 자학하다가 결국은 죽음을 생각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음악적인 재능과 마찬가지로 공부도 어느 정도는 소질을 타고나야 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공부 재능이 없다면 아이에게 주어진 다른 운명적 소질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계발시켜줘야 하고, 이렇다 할 아무런 재능도 없으면 평범하게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삶에 만족할 수 있는 자세를 키워줘야 하겠지요.
p - 80
자신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직원의 질문에 '하늘의 세 가지 큰 은혜를 입고 태어난 덕분'이라고 답했습니다.
그 세 가지 은혜란 가난하게 태어난 것, 허약하게 태어난 것, 못 배운 것을 뜻합니다. 가난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부지런히 일하는 습관을 익혔고, 허약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고 부지런히 몸을 단련하여 나중에는 건강하게 태어난 사람들보다도 더 건강해졌으며,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했기 때문에 상대가 초등학생이라도 무엇인가 배울 점이 있으면 배우려고 한 덕분에 많은 지식과 지혜를 쌓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p - 83
하지만 운명을 긍정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있어 세계는 비록 우리에게 가혹한 시련을 가할지라도 우리가 자신을 단련시키고 성숙시키도록 돕는 친구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운명을 사랑하는 사람은 세계에 감사하면서 그것을 사랑합니다. 니체는 이렇게 세계에 감사하고 그것을 사랑함으로써 세계와의 분열과 대립을 넘어선 상태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고 보았습니다.
p - 88
경쟁과 투쟁을 없애고 모든 사람이 서로 도우면서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마르크스주의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니체는 투쟁과 경쟁은 불가피하고, 그것이 불가피한 이상 어떤 형태의 투쟁과 경쟁이 바람직한지를 생각하면서 그것을 발전시켜나가자고 이야기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동네 의사 선생님들이나 간호사분들은 참으로 불친절했습니다. 그 당시 저뿐 아니라 사람들이 병원에 가기 실허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의료진들의 불친절도 아마 빼놓을 수 없는 이유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병원에 가보면 어떻습니까? 정말 친절하지요. 의료진들이 갑자기 착해진 것일까요? 그보다는 병원들 간의 경쟁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경쟁이나 투쟁을 마냥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경쟁과 투쟁을 유지하되 이것을 보다 바람직한 형태로 승화시켜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p - 108
니체는 우리에게 나무처럼 살 것을 요구합니다. 나무는 대지에 뿌리를 박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위를 향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천상을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고향으로 희구하지 말고 이 지상에 굳게 뿌리를 내리고 지상의 삶을 긍정하면서 초인의 고귀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 유성에 살고 있는 온갖 주민들 가운데서도 내게는 수목들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확실히 가장 완벽한 균형감을 표명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을 낳아준 대지 속으로 더욱 깊이깊이 빠져 들어가는 저들의 뿌리를 포기하지 않고서도 끊임없이 위를 향해 뻗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p - 157
어떤 독단적인 이념을 확신하는 사람은 자신은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에 믿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 이념이 자신의 삶에 확고한 의미와 방향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빋습니다. 인간은 덧없이 생성 소멸하는 삶의 가운데에서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어떤 이념에 의지하여 그러한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p - 175
니체는 인간이 그때마다의 힘의 상태에 따라 사물과 세계를 달리 보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병약한 인간은 사물과 세계를 빈약하고 추하게 보는 반면에, 힘으로 충만한 건강한 인간은 사물과 세계를 풍요롭고 아름다운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세계가 빈약하고 추하게 보일 때 우리는 세계 자체보다는 오히려 우리 자신을 탓해야 합니다. 자신의 생명력이 저하되고 추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세계가 추하게 보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p - 191
어떤 사람이 곤경에 처해 있어도 그 사람이 그것을 너끈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을 때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한 연민을 느끼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이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서 기대 섞인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지요.
니체는 이 점에서 어떤 사람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그에게 필요한 것이 연민이 아니라 채찍질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불쌍한 것'이라고 하기보다는 '뭐 그 정도를 가지고 힘들어하나. 느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어'라고 말하면서 채찍질하는 편이 그 사람을 훨씬 높이 평가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곤경에 처한 이에게 연민을 품기보다는 그 사람이 홀로 일어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채찍질해야 할 것입니다.
p - 216
우리는 진열 가게와 같은 것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타인들이 우리에게 귀속시키는 외관상의 특징들을 끊임없이 정돈하거나 숨기거나 드러낸다.
우리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
p - 222
우리는 저마다 다른 성격과 적성 등을 타고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우리가 겪을 여러 사건들 역시 우리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사건들은 무수한 힘에의 의지들이 서로 맞부딪히고 서로 부대끼는 가운데 생겨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건들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운명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운명을 자신의 성격과 적성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p - 230
니체는 인간으 교육하는 방법을 길들이는 방식과 길러내는 방식의 두 가지로 크게 나누고 있습니다. 길들이는 방식은 인간을 특정한 틀에 맞추도록 강요하는 것인데, 이런 방식은 인간을 병들게 만들고 위축되게 합니다. 이에 반해 길러내는 방식은 인간의 타고난 소질과 성향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입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특히 우리 청소년들을 특정 방향으로 길들이려고 합니다. 유치원 때부터 영어교육과 선행학습을 강요하면서 아이들을 공부하는 기계로 만들려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p - 235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항상 남의 시선과 평과에 신경을 쓰고 남이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하니까요.
우리가 이렇게 남의 평가에 민감한 것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노예근성 때문이라고 니체는 말합니다. 고대 노예제 사회에서 노예는 자기 자신을 주체적으로 평가하지 못했습니다. 노예를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주인뿐이기 때문입니다. 노예는 주인이 '잘했다'고 칭찬하면 기뻐하고 '못했다'고 지적하면 슬퍼합니다. 남의 시선과 평가에 연연할 때 우리는 자신을 노예의 지위로 하락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p - 237
'사나이가 되어라! 그리하여 나를 따르지 말고 너 자신을 따르라! 너 자신을!' 우리의 삶도 우리 스스로에 대해 권리를 지녀야 마땅하다! 우리도 또한 자유롭고 두려움 없이, 순진무구한 자기 안에서 자기 자신으로부터 성장하고 꽃을 피워야 한다.
p - 244
내가 너희에게 권하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 승리다. 훌륭한 명분은 전쟁까지도 신성한 것을 만든다고 너희는 말하려는가? 그러나 나는 말한다. 훌륭한 전쟁은 모든 명분을 신성한 것으로 만든다. 전쟁을 일이키는 삶을 살도록 하라! 오래 연명하는 삶에 무슨 가치가 있는가?
p - 250
온갖 질병에 끊임없이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운명을 긍정하고 사랑했던 니체라는 사나이가 설파하고자 했던 건강한 삶의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p - 266
-출처- 21세기 북스 [사는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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